아이돌 가창력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아이돌보고 노래연습하라고 혼내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노래는 철저한 재능의 영역이다. 5명 시절 동방신기나 비투비가 노래를 잘하는 이유는 남들보다 유별나게 연습을 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노래 잘하는 애들을 뽑아서 그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돌한테 앵콜 라이브 검열이 엄격해진 이유는 앵콜이 거의 유일하게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음악방송 본방은 숨소리까지 녹음한 AR LIVE, 유튜브 라이브 콘텐츠는 후보정이라는 기술의 발전을 이용하니 이제 가수는 기계의 목소리를 빌려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이 되었다. 본방 때는 격한 춤을 추면서도 깔끔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애들이 앵콜에서는 어떻게 저걸 녹음했나 싶은 신기한 소리를 내니까 사람들이 앵콜 라이브를 실력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아무튼 앵콜 라이브를 못하면 엄청 까이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아이돌보고 노래 연습을 하라고 엄청 혼낸다. 그런데 예쁘고 노래 못하는 애가 노래 연습을 해도 그냥 그럭저럭 겨우 음정이나 맞추는 정도지 진짜로 듣기 좋은 소리를 낼 정도로 발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래 실력이 극적으로 늘었다고 언급되는 몇몇 케이스는 미성년자 때 아직 트레이닝도 제대로 안 받아서 포텐이 덜 터진 경우지 성인이 되고 나서도 노래를 못 부르는데 나중에 크게 나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돌이 노래를 못 부르는 결정적인 이유는 처음부터 노래에는 소질이 없는 애들을 뽑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이돌 시장에서는 노래 못해도 예쁘고 춤잘추는 애들을 훨씬 좋아하니까 기획사는 수요를 따라갈 뿐이다. 4세대에서는 기술의 발전, 퍼포먼스의 중요성 때문에 이런 추세는 더 강화되었고 메인보컬에 대한 신포도질마저 생겨났다. 한마디로 정석으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요즘 스타일이 아니라서 안 뽑는다는 소리지. 그냥 예전만큼 노래를 안 보고 예쁘고 춤 잘 추는 애들을 우선으로 뽑았는데 노래에 고음을 안 넣으니까 그게 트렌드라고 얼버무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소위 확신의 메인보컬이라는 사람들은 고음만 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평이한 파트를 부를 때 스킬 차이가 확 느껴진다. 데뷔 초 태연같이 수요 있는 외모에 노래까지 잘하는 연습생이 아이돌 하겠다고 찾아왔는데 너처럼 노래 잘하는 애는 이제 트렌드가 아니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게 말이 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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